본문 바로가기
기평연 자료실

리먼브라더스 사태, 리먼하나 망한게 그렇게 큰일이냐고?

by 객원ㄱI자 2021. 2. 10.

간판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그 거대한 미국 경제가 휘청 한 적이 있었다.

 

그냥 은행하나 망한 것뿐인데 미국이 휘청이다니? 도대체 왜 그랬을까?

 

리먼브라더스

리먼브라더스는 한때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이었던 거대 금융그룹. 일반적인 투자은행들이 제공은 Merge & Acquisition Services, Valuation, Sales & Trading, Asset Management 등을 담당했다.

 

투자은행 중 채권 및 모기지 관련 투자가 많았고, 수입 중 상당 부분을 M&A 관련 서비스에서 창출했다. 또한 레버리지(Leverage, 차입 비율)가 굉장히 높았던 편이라 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재무구조가 위험해질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2007년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대규모 손실을 입었고 추가 투자가 없을 경우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2008년 6월 한국의 산업은행이 M&A 입찰에 참가하였고 가격을 조율하던 중 2008년 9월 10일 전격적으로 M&A를 무효화하기로 했다. 결국 2008년 9월 14일 파산 신청했고 실제 이 때문에 미국이 정말 망할 뻔했다고 전해질 정도로 그 파장과 충격은 컸다. 파산 당시의 상황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대침체와 인사이드 잡, 빅쇼트 항목을 참고하자.

 

BBC에서 만든 영화 리먼 브라더스의 마지막 날(The Last Days of Lehman Brothers)에 파산 전 3일간의 일에 대해 잘 묘사되어 있다.


파산 이후 리먼 브라더스의 북미 지역은 바클리스 캐피털이, 아시아 지역과 유럽 지역의 일부는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인수했다. 노무라는 리먼의 자산을 인수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할 기회로 삼고 과감히 배팅했지만, 인수 직후 유능했다던 우수 인력들이 대거 회사를 이탈해버린 영향으로 흑자보다는 적자를 기록할 때가 더 많았고, 리먼을 인수해서 노렸던 해외 기반을 다지는 데에도 실패했다.

 

바클리스도 답이 없다고 생각해 내놓았던 일부 유럽 지역까지도 야심 차게 인수했던 노무라는 유로존 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한파까지 겹치자 2016년엔 사업 중단을 선언하고 1,0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2018년 4분기엔 1조 원에 가까운 영업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적자폭이다. 언론은 '10년 골병에 빠졌다'라고 혹평하는 상황이다.

 

브렉시트의 영향도 있다곤 하나 노무라는 2019년인 현재도 여전히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 내의 다른 IB와의 합병 가능성까지 계속 언급되고 있다.


다만 반대로 뉴욕에 있는 부동산을 포함한 북미 지역의 리먼 자산을 17억 5천만 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인수하는 데에 성공한 영국의 바클리스는 당장 1년도 지나지 않아 30억 달러가 넘는 순익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대박'을 쳤고, 바클리스를 유럽 내 최대 수준의 금융 그룹 중 하나로 성장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파산 당시 리먼에 투자했던 여러 투자자들도 고꾸라 졌는데 가장 크게 당한 곳이 AIG이다.(맨유 스폰서에서 갑자기 사라졌지) 리먼이 서브프라임 신용도의 모기지들의 위험을 분산하면서 이 투자 안이 고꾸라 졌을 때 보상받을 수 있게 만든 보험(CDS)을 저 AIG 가 상당 부분 먹은 것이다.

 

AIG에선 보험료 수억이 들어오니 좋고 리먼 브라더스의 경우는 손쉽게 고위험 고수익 투자 안의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리먼이 고꾸라진 순간 결국 미의회의 구제금융안이 발동돼버렸다.

 

AIG는 불행 중 다행으로 파산 직전에 구제금융을 통해 국영화되었지만, 그 여파로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다. 만약 저기서 AIG마저 고꾸라졌다면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이 파산했을 때의 충격 그 이상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규모 파산으로 등재되었다. 2위인 월드컵 파산의 '13배인 6,700억 달러로 당시의 한국 원화 환율로 환산하면 무려 700조 원 상당의 파산이었다.

 

금융회사가 파산할 경우 일반 기업의 파산과 달리 그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본래 금융회사는 자기 자본보다는 타인의 자본을 유치한 뒤 여러 가지 자산에 투자를 하고 관련 제반 비용에서 수익을 수취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또한 자기 자본과 고객자산을 따로 운영하기 때문에 파산만으로는 고객자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채권단이 청산 과정에서 고객들의 자산 중 손실이 난 부분을 보전할 목적으로 남은 자산의 회수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시장에 대규모 매도가 발생하게 된다. 큰 금융회사가 망할 경우 관련 대규모 자산이 매도되어 다른 건전한 회사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런 대형 은행의 파산은 대마불사 이론에 따라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받는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임원진들은 대규모 보너스를 받는 형태로 먹튀를 하여 도덕적 해이를 저지른다. 이에 대해 버니 샌더스는 망하기에 너무 크다면 존재하기에도 너무 커다란 말을 한 적이 있다.

반응형

댓글